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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주신 이 : 晩成 朴炳煥님
12월 말에서 1월 초 사이의 핫 토픽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의 연이은 SBS 힐링캠프 출연이었다. 당시 박근혜와 문재인의 지지율은 5대 1 정도였을 것이다. 그러한 경우, 선두주자는 그와 같이 연이어 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법이 아니다. 후발주자에게 엄청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좀 순진한 편인 박근혜 위원장은 그러한 조건 하에 출연을 하였고, 인터넷은 그 뉴스로 도배를 하였고, 문재인 이사장의 지지율은 순식간에 두 배, 세 배 뛰었고, 이윽고 박근혜 위원장의 지지율과 비슷하게 되기에 이르렀다.
대항마를 고심 중이던 새누리당에게 난데없이 손수조라는 27세의 여성이 부상되었다. 찾아도 없던 20대 정치신인이 제 발로 걸어 들어온 것이다. 손수조는 아주 특이한 젊은이이다. 엄청 당차고 친화력이 거의 코믹 수준이다. 경로당에 가면, 자기 소개를 한 후 “저 좀 안아주세요!”하고 할머니 할아버지 품으로 파고들어 간다. 생김새가 귀엽고 분위기가 당돌하고 몸집도 작은 편이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엄청 자연스러운 타입이다.
새누리당 공심위원들도 그를 인터뷰한 후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싱글벙글하였다. 그의 당돌함과 친화력은 대면하는 사람들의 영혼을 업(upgrade) 해주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와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을 본 적은 있지만, 손수조는 이 면에서 엄청 유별나고, 나름대로 챔피언이다.
박근혜 위원장의 발언은 대한민국 양궁 팀처럼 과녁을 정확히 맞추는데, 손수조의 경우도 그와 유사하다. 자신의 주견이 엄청 분명하고 그 것을 상당히 효율적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손수조는 결국 공천을 따내었다. 선거의 해를 맞아 신데렐라 스토리가 시작된 것이다. 진보진영에서는 새누리당이 꼼수로서, 즉 문재인 후보를 의식하여, 신인을 후보로 내세웠다고 주장하는데, 그러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것은 30% 이하이고, 70% 이상은 손수조가 공천을 받게 된 것은 필연이었다. 왜냐하면, 그의 존재와 표방하는 정치관은 새누리당이 찾아 헤매던 새로운 정치의 ‘정답’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남자 정치인들은, 또 다시, 구원투수 역할이 끝나자 마자 그를 퇴출시킬 작전을 탄탄히 짜놓고 있지만, 어쨌든 그 남자들도 총선은 넘기어야 했다.
특히, 2030세대의 이탈이 심했고, 그래서 27세 이준석을 비대위원으로 모셨지만, 그 하버드 출신을 그 새로운 정치의 심볼로 삼기에는 맞지 않는 바가 컸다.
국회의원 공천 신청서에 ‘반장’이 주요 경력이라는 것은 코미컬하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무엇인가 유별난 것이 있으므로 12년 내내 반장을 하고 학생회장을 했을 것이다. 부모가 돈 혹은 권세가 많아서 반장이고 회장을 한 것이 아니다. 그의 맹렬함과 친화력의 덕이다. 민국 정치권을 뿌리부터 흔든 대사건이었다. 왜냐하면, 그러한 상징성 측면 이외에도, 현실적으로, 그가 문재인 후보를 부산 사상구에서 이겨낸다면 진보진영은 수년 간 헤매다가 SBS 힐링캠프 덕에 겨우 하나 얻은 대권주자를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손수조와 같은 극히 유별난 파이터(fighter)가 왜 하필이면 문재인 후보의 지역구에서 부상되었는지는 우연치고는 참으로 희귀한 우연이다. 그러나 이는 문재인 후보의 불운이고 운명이다. 손수조는 사상구에서 내내 성장하고 그 곳에서 초중고교를 다닌 토박이 중 토박이이다. 돌려 막은 공천도 아니고 새누리당이 찾아가서 설득한 후보도 아니다. 그러나 얼마 전 새누리당을 대표하여 그가 방송에 나가 이야기한 내용은 특히 감명 깊었다. 이는 한국사회가 귀를 기우려야 할 그러한 내용이었다. 그 일부를 아래에 인용하자면; 300명 국회의원 중에 지금의 살인적인 청년 실업난을 온몸으로 겪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좀더 내실 있고 실질적인 청년 정책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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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에 60% 이상의 확률을 준다. 손수조 후보를 눈의 가시처럼 여기는 진보진영은 ‘거짓말’이라는 표현으로는 성이 덜 찼는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3000만 원만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1500만원 입후보등록비를 새누리당에서 내주었고, 400명인가가 후원금을 모아 8000만 원을 손 후보에게 주었다는 것이다.
집주인이 자기 자신이 그 원룸을 사용하겠다며 며칠 내에 3천만원 보증금을 손 후보 어머니에게 내드리겠다고 하였다고 보도되었다. 손 후보의 설명으로는 ‘전세’ 이야기는 애초 본론에 속하지도 않은 것이 와전되어 핵심적인 약속으로 둔갑되었다고 한다.)
무모한 도전인 줄 알았지만 진짜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3000만원으로 선거운동을 치를 수 있을지, 과연 제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입니다.”라고 하였다. 새빨간 거짓말쟁이이다” 어쩌고 하는데, 이는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는 공격이다. 민주통합당은 당의 이름으로 여러 차례 극렬하게 손 후보를 공격하였는데, 한 언론사의 지적대로, 상대진영 대선주자 정도의 거물에게나 그 정도로 빈번한 공격을 하는 것이며, 고로, 의도와 상관없이, 손수조를 거물로 키워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경비지출에 관련된 도전이 중도에 수정된 것을 ‘거짓말’로 규정하는 이유는 대한민국 정치의 지능이 낮기 때문이다. 상술한 내용을 수능시험에 출제하여도 이는 미지수적인 도전에 관련된 ‘수정’일뿐 ‘거짓말’이 아니다. 무슨 공사를 해도 경비는 거의 항상 상향수정 된다. 이를 두고 아무도 ‘거짓말쟁이’로 규정하지 않는다. 하물며, 27세 젊은이가 ‘도전’, ‘미지수’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시작한 정치입문에서, 그를 ’거짓말쟁이’라고 매도하는 것에는 문제가 아주 많다.
그러나 잔치 분위기에서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었고 그렁저렁 코를 꿴 식으로 끌려간 모양인데, 연단에 서있는 박 위원장의 표정은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였고, 많은 사진들의 제목은 ‘박근혜 위원장의 묘한 표정’이었다. 김무성 의원이 인사를 하는 중에 박 위원장은 뭐 먹은 사람처럼 떨떠름한 표정으로 서있으므로 붙인 제목이다. 신동아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대선경선에 김무성 의원 자신이 정운찬, 안철수까지 끌어들여 박근혜 위원장가 애를 먹거나 심지어 패배를 당할 국면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그런 식으로 불쑥 나서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결국 박 위원장이 다독이며 위로를 했고, 이를 목격한 언론은 훌쩍거리는 손수조의 사진들과 함께 대문짝만한 기사들로 인터넷을 도배를 하게 되었다. 요즈음 하도 시끄러워서 소나기는 피하자는 마음으로 손수조의 사상구를 방문하지 않기로 결정했던 박근혜 위원장이, 얼씨구, 그 계획을 바꾸어 비행장 가는 길에 사상구를 들리었고, 대로에서 손수조와 둘이 손을 잡고 포옹을 하고, 뭐 이러는 장면을 연출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손수조 후보에게 정치적 조언을 하면서, “억울하면 당선하라!”는 식의 격려를 하였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진보진영에서 손수조에게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제는 손수조가 반격의 포화를 퍼부을 차례이다. 그런데 진보진영이 먼저 퍼부은 포화의 결과는 부정적이다. 손수조만 엄청 키워주었고, 그 공격의 비열함에 손수조가 눈물을 짓게 되자 박근혜 위원장이, 언론이 주시하는 가운데, 그 것도 사상구 대로 상에서, 큰언니처럼 다독이며 위로하고 포옹하는 국면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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